2011년 6월 20일 월요일

소통, 소셜?

1.
RSS 리더를 통하여 구독하는 블로그들이 제법 된다. 그 중에는 업무상 관련으로 구독하는 블로그도 있고, 우연찮게 방문했는데 글을 너무 재미있게 써서 나도 모르게 중독되어 방문하는 곳도 있다. 어느 날 어디에선가 그렇게 구독만 하지 말고 가끔은 댓글이라도 달아 주는 것이 블로거에 대한 예의라는 글을 읽고, 나름 재미있게 읽은 글들에 대해서는 답글을 달아 놓곤 한다.

2.
누군가의 블로그에 댓글을 달곤, 주인장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내 답글에 다시 답글을 달아주는 블로거에게 고마운 맘이 생기는 한편 은근한 유대감 같은 게 생기기도 한다. 얼굴 한번 본적은 없지만 이런 게 소위 요즘 말하는 소통이 아닐까 뿌듯해 한다.

3.
소셜이 대세라는데 스마트폰도 없으면서 일단 몇몇 SNS에 가입하고 팔로잉도 열심히 하고, 팔로워도 늘려가면서 재미를 느낀다.

4.
게중에는 팔로우할 때마다 맞팔 감사하다는 메세지를 보내주는 사람도 있고, 일면식 없는 사람과 DM을 주고 받기도 한다. 소셜, 쉽네… 스스로 뿌듯해 한다.

5.
어느 날 구독하던 블로거에 글 잘 보았다는 답글이라도 달아주러 가보니 유독 내가 올린 답글에만 댓글이 없는 글이 보인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서로들 off-line으로도 잘 알고 지내는 사람들끼 서로 댓글을 통해 대화라도 하는 듯해서 그러려니 싶기도 하고 새삼 뻘쭘함을 느낀다.

6.
그러고 보니 트위터에 올리는 다른 사람의 글에 RT라도 했을 때에나 반응이 오지, 나 혼자 올리는 글은 언제나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무슨 의견을 구하는 트윗을 올리거나 뭔가 질문을 해도 답 한 번 받아 본 적이 없다. 화장실에서 휴지 없다고 트위터에 올려도 구원의 손길이 온다더니 이제는 사기 당한 느낌마저 든다.

7.
블로거가 올린 글에 댓글로 실컷 욕을 해주거나, 트위터에 나 자살한다라고 써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랬다간 그나마저 생 매장 당할까바 조용히 잠수 타게 된다.

8.
혼자만 따가 된 것 같아 외톨이가 된 듯한 느낌이지만 다행히 주변엔 파워 블로거도 없고, 트위터 유명인사도 없다. 나만 입다물고 있으면 내가 사이버 따 라는건 아무도 모를게 틀림없다.


2011년 6월 14일 화요일

소심한 C차장.

C차장은 술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술자리는 좋아한다. 어제는 월요일이었음에도 본사에서 C차장이 근무하는 서초동에 업무차 들르셨던 A이사와 B부장의 방문이 반가웠던건 왠지 술 한잔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팀원들과 식사도중 A이사에게 문자를 받고, 잠시 후 통화되었을 때 뭐 일도 안하는 놈이 밥만 쳐 먹는다는 욕을 듣기는 했어도, A이사가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표현이 항상 그렇다는 생각에 별로 맘에 담아 두지는 않았다.


A이사는 건물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C차장이 전화를 받고 달려 나가니 무슨 저녁을 그리 일찍 먹느냐며 다시 한번 핀잔을 주고는 너는 오지 말고 C차장의 팀원 중 모 대리를 부르라고 한다. C차장은 역시나 웃어 넘기며 모 대리는 업무 때문에 야근해야 하니 자신이 참석하겠다고 하며 A이사의 농으로 생각하곤 별로 맘에 담아 두지는 않았다.


C차장은 술 마시는 내내 자신의 잔에만 남아 있는 술의 양을 가지고 애매하게 마신다고 타박을 받고 있고, 술 마시며 화제거리가 전환될 때 마다 자신도 뭔가 한마디 하면 타박 받는 다는 걸 그제서야 깨닫기 시작했다. 즐겁자고 마시는 술자리가 내내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그동안 술자리 마다 A이사가 자신을 유독 “갈구”고 있음을 그제서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C8


C차장은 순간 자기 스스로가 부끄러워져서 확 술자리를 엎어버리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다. 아니 최소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버리고 싶은 것도 꾹꾹 억누를 수 밖에 없었다. A이사가 자신의 상사라는 사실 때문에.. 그리고 이 뭣 같은 회사에 자신의 가솔들이 딸려 있다는 생각에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술자리는 생각보다 일찍 파했고, C차장은 속으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다들 헤어지고 혼자 지하철에 몸을 실은 C차장은 근처의 친구에게 연락해 소주 한잔을 더 했다. 물론 방금 있었던 일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쪽팔린 일이었으니까.


월요일부터 웬 술을 그리 마시고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냐는 잔소리에도 C차장은 그냥 웃을 뿐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쪽팔린 일이었으니까.

아이폰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러고 노는 구나

밀어서 잠금해제 놀이라고… ㅋㅎ



2011년 6월 12일 일요일

살인마가 돌아다닌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어린이들 관련 뉴스나 사건, 사고 기사에 유달리 눈이 가고 가슴이 아파지곤 한다. 얼마 전 인터넷 기사로 본  의료사고 글도 그랬다.
이제 겨우 9살 밖에 안된 어린 아들을 잃은 부모 심정은 어떨까? 그것도.. 의료 사고로 고통스럽게 사그러져 가는 아들을 보는 엄마, 아빠의 심정은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려 온다.
그런데도 종종 이런 의료사고들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건 이놈의 사고 당사자인 메딕(난 의사라 칭하지 않는다)들은 대부분 추호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며, 또한 그들끼리 서로간에 얼마나 단결력들이 좋은지 서로간에 쳐주는 소위 말하는 쉴드 때문에 일반인들은 웬만해선 그들과 싸워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러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환자를 보고 있을 그 메딕을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하기 까지 하다. 가슴에 난 의료사고 경력이 있소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우리 자신이나 가까운 주위사람이 저자들을 또 만나서 또 비슷한 의료사고를 당하지 않게 되리란 보장이 대체 어디 있단 말인지.. 불안하기 까지 하다.
따지고 보면 의도했던 과실이건 아니건 간에 엄연한 사망사고 인데도 사회적 책임을 조금도 묻지 못하는것 아닌가 말이다. 누구나 운전을 하다 경미한 접촉사고를 내도 일정 정도의 법적 책임을 지게 마련인데, 메딕계는 그런게 통하지 않는 곳이다 보니, 저런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자들도 마음 놓고 거리를 활고하고 다니고 있는 현실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 건지.
저런 사고가 터지면 잠시 기사에서 떠들썩하다가 곧 잊혀지곤 하는데, 과연 재판결과는 어떻게 될는지… 정말 긴 싸움이 되겠지만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