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팀원들과 식사도중 A이사에게 문자를 받고, 잠시 후 통화되었을 때 뭐 일도 안하는 놈이 밥만 쳐 먹는다는 욕을 듣기는 했어도, A이사가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표현이 항상 그렇다는 생각에 별로 맘에 담아 두지는 않았다.
A이사는 건물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C차장이 전화를 받고 달려 나가니 무슨 저녁을 그리 일찍 먹느냐며 다시 한번 핀잔을 주고는 너는 오지 말고 C차장의 팀원 중 모 대리를 부르라고 한다. C차장은 역시나 웃어 넘기며 모 대리는 업무 때문에 야근해야 하니 자신이 참석하겠다고 하며 A이사의 농으로 생각하곤 별로 맘에 담아 두지는 않았다.
C차장은 술 마시는 내내 자신의 잔에만 남아 있는 술의 양을 가지고 애매하게 마신다고 타박을 받고 있고, 술 마시며 화제거리가 전환될 때 마다 자신도 뭔가 한마디 하면 타박 받는 다는 걸 그제서야 깨닫기 시작했다. 즐겁자고 마시는 술자리가 내내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그동안 술자리 마다 A이사가 자신을 유독 “갈구”고 있음을 그제서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C8
C차장은 순간 자기 스스로가 부끄러워져서 확 술자리를 엎어버리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다. 아니 최소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버리고 싶은 것도 꾹꾹 억누를 수 밖에 없었다. A이사가 자신의 상사라는 사실 때문에.. 그리고 이 뭣 같은 회사에 자신의 가솔들이 딸려 있다는 생각에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술자리는 생각보다 일찍 파했고, C차장은 속으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다들 헤어지고 혼자 지하철에 몸을 실은 C차장은 근처의 친구에게 연락해 소주 한잔을 더 했다. 물론 방금 있었던 일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쪽팔린 일이었으니까.
월요일부터 웬 술을 그리 마시고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냐는 잔소리에도 C차장은 그냥 웃을 뿐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쪽팔린 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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