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7일 일요일

달라진 일상중의 하나

요사이 업무에 치어서 살다 보니 내가 너무 날카로워져 있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오늘처럼 이리저리 부딪치다 보니 (오전엔 팀원과 트러블이 있었고, 오후엔 그 때문에 부장님한테 핀잔을 들었다. 뭐 또다시 함축과 은유를 늘어 놓자는 건 아니고 더 생각하고 싶지않아서 이정도만 적어둔다) 한편으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뚱과장과의 일만해도 과정과 결과가 어떻든지 간에 그간 속에 있던 것들 터뜨리고 나니 개운하다는 느낌도 있고, 나한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걸 보면서 미안함 속에 야릇한 쾌감같은 것도 있다보니 더 그런것 같기도 하다.

메일함에 잔뜩 쌓여있는 민원이며 요구사항들도 이제는 그 압박감이 처음보다는 훨씬 덜 하다는 걸 느낀다. 물론 완전 해방된것도 아니고 민원도 하루하루 오히려 늘어가긴 하지만. ^^

잡설이 너무 길었고, 오늘 아침 런닝셔츠를 갈아입는데 곰순양이 배를 보더니 한마디 한다.
많이 좋아졌네.
작년 여름만 해도 배에 힘 풀고 있으면 임신 7,8개월은 족히 되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내가 생각해도 뱃살이 많이 빠지기는 했다. 기분 좋기는 했지만 얼른 배에서 힘을빼며 아직 멀었어라고 하는데도, 그렇게 힘을 빼어도 작년보단 훨씬 줄었단다.
그럼 그래야지. 매일 새벽마다 일어나서 닌텐도를 켜곤 윈몸일으키기며 푸쉬업이며 얼마나 열심히 했다고.

요즘 좀 업무에 지쳐서 닌텐도와 함께하는 아침운동에 소홀했었는데,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다. 올 여름에 곰돌이들 데리고 테르메덴에 갈때쯤엔 좀 더 멋진 몸매가 되어 있으면 좋자나.

더불어서 새벽에 조금만 일찍일어나서 공부시작해야지. 차라리 힘든 프로젝트 떠 맡은게 다행일지도 몰라. 힘든 와중에 공부하면서 스스로에게 진정한 도전을 할 수 있지않겠어?

2011년 2월 8일 화요일

힘든 나날들

이 바닥에 들어선지 어언 15년째인데 올해 유난히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다.
전에 힘들었던 프로젝트들에 비하면 업무 강도는 "중상"정도 일텐데 육체적인것 보다는 정신적으로 더 힘들다.

이런 힘든 일상들을 블로그에 토해 놓고 싶어도 막상 시원하게 토해내지도 못하는건 솔직함이 부족해서이겠지. 대충 지금의 느낌을 이렇게 어질러 놓기만 할뿐... 며칠이 지난 뒤 내가 내 글을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함축과 은유만이 난무할 뿐이니까.

아마 그 외에도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 가슴으로 느끼는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재주가 부족해서 더욱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이는 나로선 엄두도 못낼만한 자신의 일상을 블로그에 드러내 놓기도 하고 또 글솜씨 또한 뛰어나서 재미있게 풀어내는 글속에 묻어나는 솔직함에 한눈에 반해버리게 만드는 그런 블로그들도 보았다.

그만큼의 내공이 쌓이려면... 물론 시간의 양과 질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지금보다는 나아질거라는 믿음으로 블로그질을 다시한번 시작해보고자 한다.

조금은 더 솔직한 모습일 수 있도록.

2011년 2월 1일 화요일

설 연휴 전날

22시 25분.
설 연휴 바로 전날 이 시간까지 그냥 대기하고 있다.
쇼핑몰에 반영할 상품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열심히 입력하고 있을 것이고, 나는 대기하고 있고, 다른 누군가는 지시를 하고 떠나버렸다.

세상이 이런 줄 미리 알았더라면 난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세상이 이런 줄 알고 있었을까?

내가 가지고 있던 자부심 따윈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속안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던, 데이터 모델링이 어떻든.. 그 따위... 아무도 관심없다.
이렇든 저렇든 돌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오늘 매출 올리는데 지장만 없으면 되니까.

백화점과 똑같겠지. 백화점 사장에겐 모두들 고개 숙이겠지만, 고객들의 발길 닿는 곳마다 청소하는 청소부나 매장의 진열을, 고객의 동선을 고민하여 진지하게 꾸미는 자나 모두들 그냥 일꾼일뿐이니까.

15년을 이러고 살고도 이런줄 몰랐던걸까?

22시 37분.
난 아직도 대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