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일 화요일

설 연휴 전날

22시 25분.
설 연휴 바로 전날 이 시간까지 그냥 대기하고 있다.
쇼핑몰에 반영할 상품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열심히 입력하고 있을 것이고, 나는 대기하고 있고, 다른 누군가는 지시를 하고 떠나버렸다.

세상이 이런 줄 미리 알았더라면 난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세상이 이런 줄 알고 있었을까?

내가 가지고 있던 자부심 따윈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속안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던, 데이터 모델링이 어떻든.. 그 따위... 아무도 관심없다.
이렇든 저렇든 돌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오늘 매출 올리는데 지장만 없으면 되니까.

백화점과 똑같겠지. 백화점 사장에겐 모두들 고개 숙이겠지만, 고객들의 발길 닿는 곳마다 청소하는 청소부나 매장의 진열을, 고객의 동선을 고민하여 진지하게 꾸미는 자나 모두들 그냥 일꾼일뿐이니까.

15년을 이러고 살고도 이런줄 몰랐던걸까?

22시 37분.
난 아직도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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