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31일 목요일

이제서야 배가 고프다

히딩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했건만
난 이제서야 배가 고프다.

10년 넘는 직장생활동안 1시간 30분 정도 되는 거리를 출퇴근하면서 다니다가 얼마전부터 출퇴근 거리가 가까워져 아침 시간에 여유가 많이 생겼다. 늘상 아침에 눈을 뜨던 시간이 있던 터라 6시 30분정도까지면 완전히 늦잠을 자버린 생각이 들 정도로 일찍 일어나는 편이어서 아침에 wii fit plus로 간단히 몸을 풀고 샤워를 하고 나서도 여유있게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왠지 예전처럼 서둘러 출근하는게 좀 억울하단 생각이 들어서 출근시간이 임박할 때까지는 집안에서 밍기적거리거나 곰돌이들과 잠깐 놀거나 했었는데 엊그제부터 다시 예전에 읽었던 대용량 어쩌구 하는 책을 읽고 있다.

아, 그런데 그 재미없고 책장 안넘어 가던 책이 은근 중독되는 것 같다. 게다가 하루를 지내는 동안 우연히 그 책에 대한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그동안 잊고 있으면서 잊은 줄도 모르고 지냈던 지식들에 대한 배고픔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난 이제서야 배가 고파진거야.

근데 그동안 그렇게 굶주렸으면서도 영양실조에 빠져 죽지 않고 살아 남은게 용하다. 살아 남으려면 영양분 섭취가 필요해. 어제부로 정리하기로 한 것도 있고. 사실 그건 내 에너지를 너무나도 소모시키던 거잖니?

2011년 3월 28일 월요일

나를 찾아서. 시작에 하나 더하기

4.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나는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를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팀에서는 예전 팀에서 팀장과의 마찰 때문에 퇴사까지도 고려했던 직원이 있다 보니 나의 의식과 무의식 속엔 그 직원에게는 예전 팀장보단 내가 낫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싫은 소리도 잘 못하게 되는 것 같고. 그 뿐만 아니라 팀원들 전체에게도 좋은 이미지로 남고 싶어서 회식이나 점심 값을 대신 내 주기를 바라는 팀원들의 요구사항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나중에 혼자서 비용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 하게 된다.
아무도 내 머릿속 마음속을 모르는데도 혼자서 중얼거리는 듯한 버릇이 생긴 것도 타인에게 입속에서만 옹알거리게 되는 변경, 설명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오롯이 나 자신으로서, 나만의 잣대를 가지고, 내가 나의 평가를 두려워하며 살 수는 없는 걸까?

나를 찾아서. 시작

흔히들 여행을 떠날 때 "나를 찾아서 떠난다"고들 한다.
난 처음 이말을 들었을 때부터 꽤나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있는 지금의 나이가 되도록 저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여행에서 뭔가 평상시와는 다른 환경에 접하면, 아니면 평상시엔 맞닥뜨릴 수 없었던 상황이 오면 나를 찾게 되는 건가? 그런데 그런 것 또한 평상시의 내 모습의 일부에 지나지 않은 것 아닌가?

새삼 "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하는건 여행을 떠나고 싶어서는 아니다. 오히려 요즘 꽤나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있는 지금의 나이가 되어서야 나는 나를 찾고자 하는 생각속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고, 그 방법을 여러가지로 모색하고 있어서 내 자신에게 조금 더 박차를 가하고 싶어서 이다.

지금 내가 아는 내 모습은 솔직히 감추거나 피하고 싶은 모습들이다.

1. 나는 지금 그저 그런 서비스 업종의 회사에서 그저 그런 연봉 만큼의 가치만을 인정 받으며 하루 하루 쉽지만은 않은 일과를 보내고 있다.
2. 나는 1번에서 처럼 지금의 내 모습에 결코 만족하지 못하면서 여기서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있다.

여기서 부터가 진짜인데, 사실 1,2번의 이유이기도 한데,

3. 나는 나에게 정작 중요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 나를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교 다닐 때의 시험공부하던 내 모습이 그렇고 2,3년 전쯤 부터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던 모습도 그렇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첫번째 예로 언급한 학교 다닐 때의 시험 공부를 생각해 보자. 시험성적은 예나 지금이나 개인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평상시 실력도 중요하겠지만 시험기간이라는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시험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인데 그 시절의 나는 보기엔 그럴 듯하거나 또는 실행할 수도 없는 거창한 시험공부 계획을 세우고 도서관이나 독서실을 왔다갔다 하긴 했지만 실제로 공부한 시간은 투자한 시간의 20%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조금 졸린 것 같으니 잠깐만 자고 시작하게 되고, 잠시 집중이 안되니 잠시 일어나 왔다갔다 하게 되고, 라디오를 듣거나 공부와는 상관없는 책을 뒤적거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조금 졸린 것 같으니 차라리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맑은 정신으로 2,3시간 바짝하자 하고 잠자리에 들어버리지만 눈을 떴을 땐 이미 알람 시간에서 한참이나 지난 후이며 뒤늦은 후회를 안고 시험을 본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참, 신기하게도 당장 기절이라도 할 것 같이 졸린 것은 똑 같은데 공부가 아닌 다른 일일 때는 꾹 참고 그 잠이 오는 순간을 넘기기도 한다. 제일 화가 나는 건 회사 일을 하면서 밤을 꼬박세우기도 하는 내 모습이다. 그러고 보니 회사에 들어와서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일이 많았는데 야근도 그렇지만 술을 마시면서 새벽까지 졸려하지도 않는 내 모습은 정말이지 잠깐 졸린다고 침대에 누워 버린 과거와 비교해 보면 한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난 학교 다닐 때 단 한번도 밤을 꼬박 세워가며 공부해 본 적이 없다. 회사에서 내가 자주하는 말의 첫번째가 학교 다닐때 어머니 말씀 잘 들었더라면 이라는 말이다. 정말이지 업무도 그렇고 기술도 그렇고 군대로 치면 그야말로 고문관인데 단지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했다는 이유로 소위 '갑'의 회사에 들어가서는 갑갑한 소리 하는걸 비위 맞춰 가며 일하는 내 모습이란... ㅠㅜ
일단 이 이야기는 여기서 잠시 접어 두자.

2011년 3월 24일 목요일

숙취

주호전설이라는 식품이 있는 모양인데 건강식품은 아닌 것 같고 숙취해소 식품(?)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최근 기웃거리는 블로그에 올라온 글에 의하면 그 효과가 정말 대단한 모양이다.

여명 어쩌구류 같은 가격만 비싸고 효과는 잘 모르겠는 그런 숙취해소 식품과는 차원이 다른 듯.

여기 블로그 글의 '식생활 다이어리'에 설명이 너무 생생해서 그런가?

암튼 한번 시도해 보고 싶기는 하다

2011년 3월 22일 화요일

gmail에서 블로그 작성하기 테스트

여기에선 gmail은 사용이 가능하지만 블로깅은 잘 안되던데, 메일로 블로그 올리기 기능이 잘 되는지 테스트.
진작부터 있었던 기능같은데 이제서야 테스트 해 본다

길었던 일요일

어제는 오랜만에 혼자서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았다. 얼마전에 '언노운'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렇게 짧은 간격으로 극장을 또 다시 찾은건 아마 15,6년전 연애할 때 즈음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언노운'을 잠깐 언급하자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는 영화였고, 영화보는 내내 주인공의 코 모양새가 눈에 거슬렸던 영화였다. 그러고 보니 나는 평소에 연예인이건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건 그 외모의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주목하지 못하고 전체적인 느낌만을 주로 가지고 있었는데 왠일이지?

'블랙스완'도 기대가 좀 크긴했지만 실망이 클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발레를 소재로 한 영화라면 이런 느낌일 것이다라는 생각은 있었는데 완전히 빗나갔고, 몇몇 장면들이 내가 보기에는 불편할 정도로 잔인(아니면 끔찍?)한 장면도 더러 있었다. 손을 씻다가 손톱과 피부가 연결된 부분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보고 그 벌어진 틈을 떼어내려다 피부가 벗겨져 버리는 장면 같은... 차라리 마지막에 유리조각에 찔리는 장면은 봐 줄만은 하더라.

대신 마지막 발레 장면은 잠시나마 행복한 순간이었다. 영화내내 단 한번도 제대로 들려주지 않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의 곡들 때문에 아쉬워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발레 장면에서 화려한 발레와 함께 가슴이 터질듯한 사운드로 피날레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클래식 곡들을 10년이 넘도록 잊고 살았다는 생각에 아쉬움과 서글픔이 함께 느껴지곤 했었는데 잠시나마 위안이 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혼자 영화를 보러 간 덕에 (게다가 8:30분 시작인 조조영화라 사람도 많지 않았다) 영화 끝나고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다 끝까지 올라가도록 자리에 앉아서 여운을 즐길 수 있었다. 종종 즐길만해.

영화보고 집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낮잠까지 잤는데도 곰돌이들이 깨워서 시계를 보니 3시 30분쯤이다. 혼자 영화보고 올 수 있도록 해주고, 낮잠까지 재워줬으니 서비스 차원(^^)에서 곰돌이들을 데리고 근처 학교로 가서 아이들과 놀아 주었다. 공이라도 차면서 뛰어 놀고 싶다는 내 바람과는 달리 이녀석들은 주로 놀이터에서 그네와 시소에 매달리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햇볕 아래 뛰어 노는 모습을 보니 나도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나 서로가 의견이 다른 큰곰돌이 작은 곰돌이 덕분에 기분 좋았던 시작과는 달리 약간은 틀어진 기분으로 우리 셋다 귀가할 수 밖에 없었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깔깔거리는 녀석들 덕에 기분좋은 저녁을 맞이할 수 있었다.

나에게 늘 이런 기쁨을 안겨주는 세사람 모두 모두 정말 너무나도 사랑한다.



2011년 3월 21일 월요일

사랑에 빠지다.

지난 토요일 작은 곰돌이와 놀이터에서 놀아주다 가슴에 타박상을 입었다. 내가 넘어지는 모습을 누군가 비디오로 찍었다면 american funnist video에라도 보낼 수 있을 정도인데. 아쉽(!)다.
권총같이 생긴 장난감에 프로펠라를 감아서 하늘로 쏘면 프로펠라가 날아 오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작은 곰돌이가 쏘아 올린 프로펠라를 멋진 모습으로 받아내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려다가 그만 내가 달려가는 방향에 시소가 있는 것을 못봐서 그대로 시소위로 넘어지면서 가슴에 타박상을 입게 된 것이다.
넘어 졌을 당시에는 누가 보기라도 했을까바 쪽팔리다는 생각에 아픈 건 둘째 문제였는데 집에 들어와서 보니 겉으로는 멍도 상처도 보이지 않는데도 재채기나 기침을 한다거나 왼쪽 팔을 움직이거나 할 때마다 몹시 아파서 혹시 뼈를 다친게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런데 하루종일 움직일때마다 '악'소리를 내며 비명을 지르다가 밤이 되어 잠을 청하려고 침대위에 누워 앓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큰 곰돌이가 다가와서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는다.
 
아빠 최근에 누구 갑자기 사랑하게 된 사람이 생겼어?
누군가 몹시 사랑하게 되면 가슴이 아프데.
 
ㅎㅎ 나는 시소와 사랑에라도 빠지게 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