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도전 100권 첫번째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3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책인데 이제서야 손에 잡게 된 결정적 계기는 솔직히 1박2일이라는 예능 프로그램 '덕분'이다.

사실 그간 1박 2일 이라면 자기들끼리 나와서 웃고 떠들고 실없는 소리나 하면서 여기저기 여행다니며 온갖 좋은 먹거리 다 먹으면서 출연료는 또 엄청 챙겨간다는 생각에 속좁은 마음에 배도 아팠고, 전파 낭비라는 생각도 들어서 보지 않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한두번 보게 되면서 일요일 저녁에 한바탕 웃으며 대한민국 여기저기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을 즐기자라고 생각을 고쳐먹고 난 뒤에는 꽤나 즐겨보게 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얼마전 바로 이 프로그램에서 이책의 저자인 유홍준 교수님을 모시고 경주를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교수님의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과 아끼는 마음을 느끼게 되면서이 책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던것 같다.

그간 내가 읽는 것이라곤 업무관련된 기술서적을 제외하면 인터넷의 단편적 기사가 고작이었던 것이 그나마도 얼마전부터 SNS가 유행하고 부터는 200자도 채 되지 않는 짧은 문장들만 읽는 것에 길들여 지는 것 같아서 솔직히 내 뇌 구조가 굳어져 가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런 현상에 대한 연구 기사 글도 읽은 적이 있어서 걱정도 좀 되고 있었다.

게다가 늘상 접하는 인터넷에 올라 오는 글이라는 것도 여기저기서 만들어진 괴상한 신조어에 기본 문법조차 가끔도 아니고 늘상 무시되는 글들을 보면서 적잖이 불편해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된건 나에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났것 같은 기분이었다. 모래 바람속에 거칠고 메말라 있던 입안을 시원한 물줄기로 잔뜩 헹구어낸 기분.. 아니면 한여름 땡볕아래 쉽없이 달려오다 맥주 한잔 주욱 들이킨것처럼 한편 시원하고, 한편으론 눈이 달달한 맛이라도 본 듯 한 느낌이었다.

마치 옆에서 교수님께서 설명이라도 해주는 듯 느끼며 때로는 나도 모르게 웃음지으며 때로는 교수님과 함께 유실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가슴아파 하며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다만, 아직 나는 부끄럽게도 우리 역사나 문화 유산에 대한 지식이 얕아 시간을 내어 찬찬히 관련 정보도 찾아보고 알아봐 가면서 다시 한번 음미해보고 싶은 책이다.

우선은 남은 여섯권도 마저 읽고...

이 시대에 아직도 이런 책들이 만들어 진다는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책!!

2011년 12월 7일 수요일

도전 100권

아래는 오늘 쥐뿔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매년 결심만하고 지키지 못했던 약속을 내년에는 꼭 지켜보고자 한다.



2011년 6월 20일 월요일

소통, 소셜?

1.
RSS 리더를 통하여 구독하는 블로그들이 제법 된다. 그 중에는 업무상 관련으로 구독하는 블로그도 있고, 우연찮게 방문했는데 글을 너무 재미있게 써서 나도 모르게 중독되어 방문하는 곳도 있다. 어느 날 어디에선가 그렇게 구독만 하지 말고 가끔은 댓글이라도 달아 주는 것이 블로거에 대한 예의라는 글을 읽고, 나름 재미있게 읽은 글들에 대해서는 답글을 달아 놓곤 한다.

2.
누군가의 블로그에 댓글을 달곤, 주인장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내 답글에 다시 답글을 달아주는 블로거에게 고마운 맘이 생기는 한편 은근한 유대감 같은 게 생기기도 한다. 얼굴 한번 본적은 없지만 이런 게 소위 요즘 말하는 소통이 아닐까 뿌듯해 한다.

3.
소셜이 대세라는데 스마트폰도 없으면서 일단 몇몇 SNS에 가입하고 팔로잉도 열심히 하고, 팔로워도 늘려가면서 재미를 느낀다.

4.
게중에는 팔로우할 때마다 맞팔 감사하다는 메세지를 보내주는 사람도 있고, 일면식 없는 사람과 DM을 주고 받기도 한다. 소셜, 쉽네… 스스로 뿌듯해 한다.

5.
어느 날 구독하던 블로거에 글 잘 보았다는 답글이라도 달아주러 가보니 유독 내가 올린 답글에만 댓글이 없는 글이 보인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서로들 off-line으로도 잘 알고 지내는 사람들끼 서로 댓글을 통해 대화라도 하는 듯해서 그러려니 싶기도 하고 새삼 뻘쭘함을 느낀다.

6.
그러고 보니 트위터에 올리는 다른 사람의 글에 RT라도 했을 때에나 반응이 오지, 나 혼자 올리는 글은 언제나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무슨 의견을 구하는 트윗을 올리거나 뭔가 질문을 해도 답 한 번 받아 본 적이 없다. 화장실에서 휴지 없다고 트위터에 올려도 구원의 손길이 온다더니 이제는 사기 당한 느낌마저 든다.

7.
블로거가 올린 글에 댓글로 실컷 욕을 해주거나, 트위터에 나 자살한다라고 써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랬다간 그나마저 생 매장 당할까바 조용히 잠수 타게 된다.

8.
혼자만 따가 된 것 같아 외톨이가 된 듯한 느낌이지만 다행히 주변엔 파워 블로거도 없고, 트위터 유명인사도 없다. 나만 입다물고 있으면 내가 사이버 따 라는건 아무도 모를게 틀림없다.


2011년 6월 14일 화요일

소심한 C차장.

C차장은 술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술자리는 좋아한다. 어제는 월요일이었음에도 본사에서 C차장이 근무하는 서초동에 업무차 들르셨던 A이사와 B부장의 방문이 반가웠던건 왠지 술 한잔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팀원들과 식사도중 A이사에게 문자를 받고, 잠시 후 통화되었을 때 뭐 일도 안하는 놈이 밥만 쳐 먹는다는 욕을 듣기는 했어도, A이사가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표현이 항상 그렇다는 생각에 별로 맘에 담아 두지는 않았다.


A이사는 건물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C차장이 전화를 받고 달려 나가니 무슨 저녁을 그리 일찍 먹느냐며 다시 한번 핀잔을 주고는 너는 오지 말고 C차장의 팀원 중 모 대리를 부르라고 한다. C차장은 역시나 웃어 넘기며 모 대리는 업무 때문에 야근해야 하니 자신이 참석하겠다고 하며 A이사의 농으로 생각하곤 별로 맘에 담아 두지는 않았다.


C차장은 술 마시는 내내 자신의 잔에만 남아 있는 술의 양을 가지고 애매하게 마신다고 타박을 받고 있고, 술 마시며 화제거리가 전환될 때 마다 자신도 뭔가 한마디 하면 타박 받는 다는 걸 그제서야 깨닫기 시작했다. 즐겁자고 마시는 술자리가 내내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그동안 술자리 마다 A이사가 자신을 유독 “갈구”고 있음을 그제서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C8


C차장은 순간 자기 스스로가 부끄러워져서 확 술자리를 엎어버리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다. 아니 최소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버리고 싶은 것도 꾹꾹 억누를 수 밖에 없었다. A이사가 자신의 상사라는 사실 때문에.. 그리고 이 뭣 같은 회사에 자신의 가솔들이 딸려 있다는 생각에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술자리는 생각보다 일찍 파했고, C차장은 속으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다들 헤어지고 혼자 지하철에 몸을 실은 C차장은 근처의 친구에게 연락해 소주 한잔을 더 했다. 물론 방금 있었던 일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쪽팔린 일이었으니까.


월요일부터 웬 술을 그리 마시고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냐는 잔소리에도 C차장은 그냥 웃을 뿐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쪽팔린 일이었으니까.

아이폰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러고 노는 구나

밀어서 잠금해제 놀이라고… ㅋㅎ



2011년 6월 12일 일요일

살인마가 돌아다닌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어린이들 관련 뉴스나 사건, 사고 기사에 유달리 눈이 가고 가슴이 아파지곤 한다. 얼마 전 인터넷 기사로 본  의료사고 글도 그랬다.
이제 겨우 9살 밖에 안된 어린 아들을 잃은 부모 심정은 어떨까? 그것도.. 의료 사고로 고통스럽게 사그러져 가는 아들을 보는 엄마, 아빠의 심정은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려 온다.
그런데도 종종 이런 의료사고들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건 이놈의 사고 당사자인 메딕(난 의사라 칭하지 않는다)들은 대부분 추호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며, 또한 그들끼리 서로간에 얼마나 단결력들이 좋은지 서로간에 쳐주는 소위 말하는 쉴드 때문에 일반인들은 웬만해선 그들과 싸워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러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환자를 보고 있을 그 메딕을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하기 까지 하다. 가슴에 난 의료사고 경력이 있소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우리 자신이나 가까운 주위사람이 저자들을 또 만나서 또 비슷한 의료사고를 당하지 않게 되리란 보장이 대체 어디 있단 말인지.. 불안하기 까지 하다.
따지고 보면 의도했던 과실이건 아니건 간에 엄연한 사망사고 인데도 사회적 책임을 조금도 묻지 못하는것 아닌가 말이다. 누구나 운전을 하다 경미한 접촉사고를 내도 일정 정도의 법적 책임을 지게 마련인데, 메딕계는 그런게 통하지 않는 곳이다 보니, 저런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자들도 마음 놓고 거리를 활고하고 다니고 있는 현실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 건지.
저런 사고가 터지면 잠시 기사에서 떠들썩하다가 곧 잊혀지곤 하는데, 과연 재판결과는 어떻게 될는지… 정말 긴 싸움이 되겠지만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한 일이다.

2011년 5월 19일 목요일

친구의 여친이 임신을

인터넷에 가끔 이런 자극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글들이 올라오곤 한다.
아직 20대 초반인 친구가 어찌해서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류의 글인데 정말 조언을 구하는 것인지, 은근히 그 친구를 비난하는 (아니면 고소해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 글에 달린 댓글처럼 자기 이야기인데 차마 밝히지는 못하고 친구라는 이름을 빌어 절박함을 호소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원글은 여기에…

이런 글들은 의례히 그렇듯이 온갖 쓰레기 같은 악플들은 다 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악플들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댓글이 있었는데, 내용인즉 자신도 비슷한 처지의 친구가 있었는데 30대 후반에 이르러 보니 그 친구는 대학입학을 앞둔 딸이 있는데 자신의 따른 아직도 결혼은 아빠랑 하겠다는 꼬맹이라는.. (댓글 어떤 30대 중반의 글)

사실을 말하자면 나야 말로 완전 공감이다. 결혼이 늦지는 않았지만, 요즘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는 말도 한참 지난 옛말이라고 난리인데, 사오정이면 큰 곰돌이가 겨우 중학교 입학할 때이고 오륙도면 한참 대학다닐 때이다. 그럼 작은 곰돌이는… ㅠㅜ

남들처럼 재테크를 잘 해 놓은 것도 아니고,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도 아니고, 수완이 좋아 사업을 할 것 같지도 않고.

아, 다 자기 밥그릇은 챙겨 가지고 태어난다고는 하지만 아무것도 물려주지 못할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공연한 것일까? 아니면 아빠 곰 자격 미달인 것일까?



2011년 5월 16일 월요일

블로그 이사

 

블로그를 이사했다. 전에도 구글의 블로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지만 예전 계정은 업무용, 개인용등 이러저러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서 블로그 전용의 계정을 하나 만들고 이쪽에서 블로깅을 제대로 한 번 해보고자 한다.

다행히 Windows Live Writer라는 좋은 Tool을 찾아냈고, 지난 주말동안 이리저리 만져 본 결과 나름 만족할 만한 수준은 되는 것 같다.

회사에선 글 올리기나 이미지 첨부가 제한적이었지만 회피(?) 하는 방법도 찾아냈으니 글을 올리는 시간만 낼 수 있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듯 하다.

문제는 과연 내가 얼마나 양질의 포스팅을 하느냐인데, 어떻게 잘 되겠지 뭐.. ㅎㅎ



2011년 5월 14일 토요일

테스트

윈도우 라이브 라이터에서 블로그 글을 올리는 테스트.
MS워드에서도 해 보았지만 MS워드보다는 기능이 훨씬 좋은 것 같기는 하다.

폰트도 변경 할 수 있고.
윈도우에서 제공하는 맑은 고딕으로 작성 중인데 막상 올리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이미지는 안올라 가는 군.
블로그에서는 별다른 설정 없이 잘 되는 것 처럼 나와있는데 나는 에러가 나고 되지 않는다.

대신 아래처럼 웹의 이미지를 따오는 것은 잘 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 편집할땐 이미지는 엑박으로 보이네. 블로거에 올리면 잘 보일 것 같긴 하지만.



오늘 이름을 알게 된 채정안이라는 모델? 배우? 커프에 나올 땐 꽤나 미인으로 봤는데… 인터넷의 사진으론 ㅎㅎ ^^;;;



2011년 5월 2일 월요일

사촌형의 집들이

사촌형님이 이사를 하고 집들이를 하셨다.
날짜가 하필이면 피곤과 일상에 찌들어 버린 "요사이"라는 것과
비가 오지게도 오던 날이었다는 것과
큰곰돌이 작은 곰돌이가 가는 내내 찡찡 거렸다는 것과
또 가는 내내 교통정체로 나도 찡찡 거렸다는 걸 빼면 괜찮은 집들이었다.

음식이 조금 짜긴 했지만 형수님 취향이니 뭐.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가물한 싸구려 양주 대신
발렌타인 17년산 한 병을 싹 비웠고,
역시나 이름을 알 수 없었던 조카가 사왔다는 중국술 한잔과
내가 몹시나 싫어라 하는 고량주 한잔.
그리고 몹시 독하기만 했던 홍주 한잔.
무엇보다고 정체를 알려주지 않고 방안에서 따라온 찐득한 느낌의
술 한잔이 있었으니
(으, 제발 뱀술 그런건 아니길 빌어본다)
머 괜찮은 집들이었던 듯 싶다.

집들이에 가기 전부터 약간 있던 몸살 증세에
이것저것 섞어 숙취로 생긴 두통 그런 것만 빼면
괜찮은 집들이 마무리였다.

2011년 4월 27일 수요일

큰 곰돌이 에피소드들

1.

어느날 피곤에 지쳐 퇴근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큰 곰돌이가 "힘들었지?" 한다.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초딩이 정말 알고 한말인지. 천분의 일초도 안되는 순간에 뭔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며 눈가를 적시려고 한다.


2. 

곰순양과 큰곰돌이간에 모종의 계약이 이루어 졌다. 아마 착한일하고 숙제잘하고 등등하면 하루에 스티커를 하나씩 주고, 20개를 모으면 천원을 주기로 한 모양이다. 결국 저를 위한 일인데 돈을 거는 것이 내심 탐탁치는 않았으나 그냥 모른체하고 지나갔다.

며칠 전 퇴근해 들어가니 큰 곰돌이가 선물이라며 조그마한 후레쉬를 내민다. 자전거 핸들부분에 달 수 있을것 같은 모양새인데, 조악하기 그지 없다. 어디서 났어? 하고 물으니 제 돈으로 샀단다. 그 돈은 물론 위에 말한 20일동안 꼬박 곰순양에게 스티커를 받아서 받은 돈이고. 

아빠가 항상 밤늦게 다니는게 맘에 걸렸단다.. 또다시 가슴 한구석이...


3.

엊그제 퇴근해서 들어가니 큰 곰돌이가 묻는다. 아빠 회사에서는 쉬는 시간이 있어? 왜? 오랜시간동안 같은 자세로 일하면 위험할수도 있단다. 그러니 꼭 50분에 한번씩 스트레칭을 하란다.


4.

큰 곰돌이는 잠들기전에 내가 퇴근해서 들어가면 아빠와 같이 자는 걸 좋아한다. 고만한 때에는 엄마랑 더 친밀할 나이인데, 작은 곰돌이 태어나고 나선 엄마보단 아빠와 친밀도가 더 높아진것 같아 한편 안쓰럽고, 한편 너무 고맙다



2011년 4월 25일 월요일

지난 주 어느 날의 회의록.

지난 주 회의 도중 회의를 기록하는 내 노트북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었다.

정말 슬프다,
내가 평생을 바쳐 온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겨우 이정도 수준이구나.
우리나라가 예전부터 기술에 대한 천대가 주욱 있어 왔던 폐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난 뭘 보고 여기에 발을 내딛고 빼내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서서히 데워져 가는 비이커 속의 개구리처럼 죽어가고 있는 줄도 모르는 것이 아닌가?
지금 살려면 남아 있는 힘을 다 뽑아내서 힘껏 뛰어 올라야만 한다. <=== 내가 오늘 이 회의에 들어온 것은 신의 계시이고 선물이다.

야이 개같은 x아, 니들이 개발을 알아?

2011년 3월 31일 목요일

이제서야 배가 고프다

히딩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했건만
난 이제서야 배가 고프다.

10년 넘는 직장생활동안 1시간 30분 정도 되는 거리를 출퇴근하면서 다니다가 얼마전부터 출퇴근 거리가 가까워져 아침 시간에 여유가 많이 생겼다. 늘상 아침에 눈을 뜨던 시간이 있던 터라 6시 30분정도까지면 완전히 늦잠을 자버린 생각이 들 정도로 일찍 일어나는 편이어서 아침에 wii fit plus로 간단히 몸을 풀고 샤워를 하고 나서도 여유있게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다.

그런데 왠지 예전처럼 서둘러 출근하는게 좀 억울하단 생각이 들어서 출근시간이 임박할 때까지는 집안에서 밍기적거리거나 곰돌이들과 잠깐 놀거나 했었는데 엊그제부터 다시 예전에 읽었던 대용량 어쩌구 하는 책을 읽고 있다.

아, 그런데 그 재미없고 책장 안넘어 가던 책이 은근 중독되는 것 같다. 게다가 하루를 지내는 동안 우연히 그 책에 대한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그동안 잊고 있으면서 잊은 줄도 모르고 지냈던 지식들에 대한 배고픔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난 이제서야 배가 고파진거야.

근데 그동안 그렇게 굶주렸으면서도 영양실조에 빠져 죽지 않고 살아 남은게 용하다. 살아 남으려면 영양분 섭취가 필요해. 어제부로 정리하기로 한 것도 있고. 사실 그건 내 에너지를 너무나도 소모시키던 거잖니?

2011년 3월 28일 월요일

나를 찾아서. 시작에 하나 더하기

4.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나는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를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팀에서는 예전 팀에서 팀장과의 마찰 때문에 퇴사까지도 고려했던 직원이 있다 보니 나의 의식과 무의식 속엔 그 직원에게는 예전 팀장보단 내가 낫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싫은 소리도 잘 못하게 되는 것 같고. 그 뿐만 아니라 팀원들 전체에게도 좋은 이미지로 남고 싶어서 회식이나 점심 값을 대신 내 주기를 바라는 팀원들의 요구사항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나중에 혼자서 비용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 하게 된다.
아무도 내 머릿속 마음속을 모르는데도 혼자서 중얼거리는 듯한 버릇이 생긴 것도 타인에게 입속에서만 옹알거리게 되는 변경, 설명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오롯이 나 자신으로서, 나만의 잣대를 가지고, 내가 나의 평가를 두려워하며 살 수는 없는 걸까?

나를 찾아서. 시작

흔히들 여행을 떠날 때 "나를 찾아서 떠난다"고들 한다.
난 처음 이말을 들었을 때부터 꽤나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있는 지금의 나이가 되도록 저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여행에서 뭔가 평상시와는 다른 환경에 접하면, 아니면 평상시엔 맞닥뜨릴 수 없었던 상황이 오면 나를 찾게 되는 건가? 그런데 그런 것 또한 평상시의 내 모습의 일부에 지나지 않은 것 아닌가?

새삼 "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하는건 여행을 떠나고 싶어서는 아니다. 오히려 요즘 꽤나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있는 지금의 나이가 되어서야 나는 나를 찾고자 하는 생각속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고, 그 방법을 여러가지로 모색하고 있어서 내 자신에게 조금 더 박차를 가하고 싶어서 이다.

지금 내가 아는 내 모습은 솔직히 감추거나 피하고 싶은 모습들이다.

1. 나는 지금 그저 그런 서비스 업종의 회사에서 그저 그런 연봉 만큼의 가치만을 인정 받으며 하루 하루 쉽지만은 않은 일과를 보내고 있다.
2. 나는 1번에서 처럼 지금의 내 모습에 결코 만족하지 못하면서 여기서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있다.

여기서 부터가 진짜인데, 사실 1,2번의 이유이기도 한데,

3. 나는 나에게 정작 중요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 나를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교 다닐 때의 시험공부하던 내 모습이 그렇고 2,3년 전쯤 부터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던 모습도 그렇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첫번째 예로 언급한 학교 다닐 때의 시험 공부를 생각해 보자. 시험성적은 예나 지금이나 개인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평상시 실력도 중요하겠지만 시험기간이라는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시험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인데 그 시절의 나는 보기엔 그럴 듯하거나 또는 실행할 수도 없는 거창한 시험공부 계획을 세우고 도서관이나 독서실을 왔다갔다 하긴 했지만 실제로 공부한 시간은 투자한 시간의 20%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조금 졸린 것 같으니 잠깐만 자고 시작하게 되고, 잠시 집중이 안되니 잠시 일어나 왔다갔다 하게 되고, 라디오를 듣거나 공부와는 상관없는 책을 뒤적거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조금 졸린 것 같으니 차라리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맑은 정신으로 2,3시간 바짝하자 하고 잠자리에 들어버리지만 눈을 떴을 땐 이미 알람 시간에서 한참이나 지난 후이며 뒤늦은 후회를 안고 시험을 본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참, 신기하게도 당장 기절이라도 할 것 같이 졸린 것은 똑 같은데 공부가 아닌 다른 일일 때는 꾹 참고 그 잠이 오는 순간을 넘기기도 한다. 제일 화가 나는 건 회사 일을 하면서 밤을 꼬박세우기도 하는 내 모습이다. 그러고 보니 회사에 들어와서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일이 많았는데 야근도 그렇지만 술을 마시면서 새벽까지 졸려하지도 않는 내 모습은 정말이지 잠깐 졸린다고 침대에 누워 버린 과거와 비교해 보면 한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난 학교 다닐 때 단 한번도 밤을 꼬박 세워가며 공부해 본 적이 없다. 회사에서 내가 자주하는 말의 첫번째가 학교 다닐때 어머니 말씀 잘 들었더라면 이라는 말이다. 정말이지 업무도 그렇고 기술도 그렇고 군대로 치면 그야말로 고문관인데 단지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했다는 이유로 소위 '갑'의 회사에 들어가서는 갑갑한 소리 하는걸 비위 맞춰 가며 일하는 내 모습이란... ㅠㅜ
일단 이 이야기는 여기서 잠시 접어 두자.

2011년 3월 24일 목요일

숙취

주호전설이라는 식품이 있는 모양인데 건강식품은 아닌 것 같고 숙취해소 식품(?)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최근 기웃거리는 블로그에 올라온 글에 의하면 그 효과가 정말 대단한 모양이다.

여명 어쩌구류 같은 가격만 비싸고 효과는 잘 모르겠는 그런 숙취해소 식품과는 차원이 다른 듯.

여기 블로그 글의 '식생활 다이어리'에 설명이 너무 생생해서 그런가?

암튼 한번 시도해 보고 싶기는 하다

2011년 3월 22일 화요일

gmail에서 블로그 작성하기 테스트

여기에선 gmail은 사용이 가능하지만 블로깅은 잘 안되던데, 메일로 블로그 올리기 기능이 잘 되는지 테스트.
진작부터 있었던 기능같은데 이제서야 테스트 해 본다

길었던 일요일

어제는 오랜만에 혼자서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았다. 얼마전에 '언노운'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렇게 짧은 간격으로 극장을 또 다시 찾은건 아마 15,6년전 연애할 때 즈음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언노운'을 잠깐 언급하자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는 영화였고, 영화보는 내내 주인공의 코 모양새가 눈에 거슬렸던 영화였다. 그러고 보니 나는 평소에 연예인이건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건 그 외모의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주목하지 못하고 전체적인 느낌만을 주로 가지고 있었는데 왠일이지?

'블랙스완'도 기대가 좀 크긴했지만 실망이 클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발레를 소재로 한 영화라면 이런 느낌일 것이다라는 생각은 있었는데 완전히 빗나갔고, 몇몇 장면들이 내가 보기에는 불편할 정도로 잔인(아니면 끔찍?)한 장면도 더러 있었다. 손을 씻다가 손톱과 피부가 연결된 부분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보고 그 벌어진 틈을 떼어내려다 피부가 벗겨져 버리는 장면 같은... 차라리 마지막에 유리조각에 찔리는 장면은 봐 줄만은 하더라.

대신 마지막 발레 장면은 잠시나마 행복한 순간이었다. 영화내내 단 한번도 제대로 들려주지 않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의 곡들 때문에 아쉬워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발레 장면에서 화려한 발레와 함께 가슴이 터질듯한 사운드로 피날레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클래식 곡들을 10년이 넘도록 잊고 살았다는 생각에 아쉬움과 서글픔이 함께 느껴지곤 했었는데 잠시나마 위안이 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혼자 영화를 보러 간 덕에 (게다가 8:30분 시작인 조조영화라 사람도 많지 않았다) 영화 끝나고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다 끝까지 올라가도록 자리에 앉아서 여운을 즐길 수 있었다. 종종 즐길만해.

영화보고 집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낮잠까지 잤는데도 곰돌이들이 깨워서 시계를 보니 3시 30분쯤이다. 혼자 영화보고 올 수 있도록 해주고, 낮잠까지 재워줬으니 서비스 차원(^^)에서 곰돌이들을 데리고 근처 학교로 가서 아이들과 놀아 주었다. 공이라도 차면서 뛰어 놀고 싶다는 내 바람과는 달리 이녀석들은 주로 놀이터에서 그네와 시소에 매달리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햇볕 아래 뛰어 노는 모습을 보니 나도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나 서로가 의견이 다른 큰곰돌이 작은 곰돌이 덕분에 기분 좋았던 시작과는 달리 약간은 틀어진 기분으로 우리 셋다 귀가할 수 밖에 없었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깔깔거리는 녀석들 덕에 기분좋은 저녁을 맞이할 수 있었다.

나에게 늘 이런 기쁨을 안겨주는 세사람 모두 모두 정말 너무나도 사랑한다.



2011년 3월 21일 월요일

사랑에 빠지다.

지난 토요일 작은 곰돌이와 놀이터에서 놀아주다 가슴에 타박상을 입었다. 내가 넘어지는 모습을 누군가 비디오로 찍었다면 american funnist video에라도 보낼 수 있을 정도인데. 아쉽(!)다.
권총같이 생긴 장난감에 프로펠라를 감아서 하늘로 쏘면 프로펠라가 날아 오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작은 곰돌이가 쏘아 올린 프로펠라를 멋진 모습으로 받아내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려다가 그만 내가 달려가는 방향에 시소가 있는 것을 못봐서 그대로 시소위로 넘어지면서 가슴에 타박상을 입게 된 것이다.
넘어 졌을 당시에는 누가 보기라도 했을까바 쪽팔리다는 생각에 아픈 건 둘째 문제였는데 집에 들어와서 보니 겉으로는 멍도 상처도 보이지 않는데도 재채기나 기침을 한다거나 왼쪽 팔을 움직이거나 할 때마다 몹시 아파서 혹시 뼈를 다친게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런데 하루종일 움직일때마다 '악'소리를 내며 비명을 지르다가 밤이 되어 잠을 청하려고 침대위에 누워 앓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큰 곰돌이가 다가와서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는다.
 
아빠 최근에 누구 갑자기 사랑하게 된 사람이 생겼어?
누군가 몹시 사랑하게 되면 가슴이 아프데.
 
ㅎㅎ 나는 시소와 사랑에라도 빠지게 된 것일까?


2011년 2월 27일 일요일

달라진 일상중의 하나

요사이 업무에 치어서 살다 보니 내가 너무 날카로워져 있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오늘처럼 이리저리 부딪치다 보니 (오전엔 팀원과 트러블이 있었고, 오후엔 그 때문에 부장님한테 핀잔을 들었다. 뭐 또다시 함축과 은유를 늘어 놓자는 건 아니고 더 생각하고 싶지않아서 이정도만 적어둔다) 한편으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뚱과장과의 일만해도 과정과 결과가 어떻든지 간에 그간 속에 있던 것들 터뜨리고 나니 개운하다는 느낌도 있고, 나한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걸 보면서 미안함 속에 야릇한 쾌감같은 것도 있다보니 더 그런것 같기도 하다.

메일함에 잔뜩 쌓여있는 민원이며 요구사항들도 이제는 그 압박감이 처음보다는 훨씬 덜 하다는 걸 느낀다. 물론 완전 해방된것도 아니고 민원도 하루하루 오히려 늘어가긴 하지만. ^^

잡설이 너무 길었고, 오늘 아침 런닝셔츠를 갈아입는데 곰순양이 배를 보더니 한마디 한다.
많이 좋아졌네.
작년 여름만 해도 배에 힘 풀고 있으면 임신 7,8개월은 족히 되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내가 생각해도 뱃살이 많이 빠지기는 했다. 기분 좋기는 했지만 얼른 배에서 힘을빼며 아직 멀었어라고 하는데도, 그렇게 힘을 빼어도 작년보단 훨씬 줄었단다.
그럼 그래야지. 매일 새벽마다 일어나서 닌텐도를 켜곤 윈몸일으키기며 푸쉬업이며 얼마나 열심히 했다고.

요즘 좀 업무에 지쳐서 닌텐도와 함께하는 아침운동에 소홀했었는데,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다. 올 여름에 곰돌이들 데리고 테르메덴에 갈때쯤엔 좀 더 멋진 몸매가 되어 있으면 좋자나.

더불어서 새벽에 조금만 일찍일어나서 공부시작해야지. 차라리 힘든 프로젝트 떠 맡은게 다행일지도 몰라. 힘든 와중에 공부하면서 스스로에게 진정한 도전을 할 수 있지않겠어?

2011년 2월 8일 화요일

힘든 나날들

이 바닥에 들어선지 어언 15년째인데 올해 유난히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다.
전에 힘들었던 프로젝트들에 비하면 업무 강도는 "중상"정도 일텐데 육체적인것 보다는 정신적으로 더 힘들다.

이런 힘든 일상들을 블로그에 토해 놓고 싶어도 막상 시원하게 토해내지도 못하는건 솔직함이 부족해서이겠지. 대충 지금의 느낌을 이렇게 어질러 놓기만 할뿐... 며칠이 지난 뒤 내가 내 글을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함축과 은유만이 난무할 뿐이니까.

아마 그 외에도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 가슴으로 느끼는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재주가 부족해서 더욱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이는 나로선 엄두도 못낼만한 자신의 일상을 블로그에 드러내 놓기도 하고 또 글솜씨 또한 뛰어나서 재미있게 풀어내는 글속에 묻어나는 솔직함에 한눈에 반해버리게 만드는 그런 블로그들도 보았다.

그만큼의 내공이 쌓이려면... 물론 시간의 양과 질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지금보다는 나아질거라는 믿음으로 블로그질을 다시한번 시작해보고자 한다.

조금은 더 솔직한 모습일 수 있도록.

2011년 2월 1일 화요일

설 연휴 전날

22시 25분.
설 연휴 바로 전날 이 시간까지 그냥 대기하고 있다.
쇼핑몰에 반영할 상품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열심히 입력하고 있을 것이고, 나는 대기하고 있고, 다른 누군가는 지시를 하고 떠나버렸다.

세상이 이런 줄 미리 알았더라면 난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세상이 이런 줄 알고 있었을까?

내가 가지고 있던 자부심 따윈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속안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던, 데이터 모델링이 어떻든.. 그 따위... 아무도 관심없다.
이렇든 저렇든 돌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오늘 매출 올리는데 지장만 없으면 되니까.

백화점과 똑같겠지. 백화점 사장에겐 모두들 고개 숙이겠지만, 고객들의 발길 닿는 곳마다 청소하는 청소부나 매장의 진열을, 고객의 동선을 고민하여 진지하게 꾸미는 자나 모두들 그냥 일꾼일뿐이니까.

15년을 이러고 살고도 이런줄 몰랐던걸까?

22시 37분.
난 아직도 대기하고 있다